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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에서 사역하시는 김흥근 선교사님

  • 관리자
  • 조회 : 5243
  • 2011.01.09 오전 12:20

2010.11.21 08:46:36 (209.40.254.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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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손에 관한 참 특별한 얘기, 많을 것같습니다. 선교의, 두 손... 무엇일까요?



제가 손으로 하는 일 대부분은, 아마추어(amateur) 입니다.
선교를 돕는 일에 다 미숙(immature) 합니다. 찬송가 반주, 요리, 이발, 운전, 나무 전지작업...
전문인이 없을 때, 대체(대처)하기 위해, 또는 spare(예비)용으로, 그러나 항상 최선을 다하려 합니다.

몇 일 전에는 '급식 및 거리사역' 후 집에 왔는데 얼마나 머리와 몸이 간지러운지, 이가 옮겼네요.^^
이발은 일 년 내내 인기있는 사역입니다. 겨울 철은 이가 생기니까, 이발을 하고 모자를 씁니다. 
자칭 아마추어 미용사, 이발사 이지만, 그들의 머리를 다듬어줄 때, 그들의 인생을 느낍니다.
머리에 얼마나 각양 흉터가 많은지, 어떤 사람은 머리의 반이 흉터로 움푹 들어간 사람도 있더군요.
이발기로 깎아도 제 손으로 그들 머리바닥을 만져봅니다. 따뜻합니다.
지금 부다페스트에는 노숙자가 3만 명이며, 6천 명은 시설에 들어가나, 2만 4천 명이 노숙한답니다.

아마추어기 때문에 더 정성을 기울이며, 조심하며, 기도합니다. 실수하지 않게 해달라고...
헝가리인들은 콧수염과 턱수염을 많이 기르는데, 가위로 다듬어줄 때는 위험하니까 저도 숨을 죽입니다.
휴~ 이발 끝난 후면, 당사자뿐 아니라 주위사람까지 모두 기뻐합니다. 새 사람이 됐다고, 젊어졌다고!

이발과 비슷한 사역이, 뒤뜰의 꽃나무나 과실수의 전지작업 입니다. 
동유럽 국가들은 공산주의 시절, 자기 먹을 채소와 과일은 다 집에서 자급자족해서 터가 넓습니다.
집 앞에 있는 골목 가로수도 책임을 져야하니까 전지작업과, 잡초와의 전쟁을 치룹니다.
가시에 찔려 피도 나고, 허리 목 어깨 팔이 무척 아프지만, 가꾸고 다듬어야지요.
더 중요한 것은, 얽히고 설킨 가지들을 잘라주고나면, 얼마나 공간이 넓어지는지, 훤해집니다.

우리가 기도할 때, "선교의 열매를 많이 맺게 해주옵소서!" 라고 하지요.
올해 저희 뒷뜰의 무화과나무는 얼마나 많이 열매를 맺었는지... 하나도 먹을 수 없었습니다.
가지마다 너무 총총 열매가 많이 달리는 바람에 어느 것 하나도 제대로 익지 못한 채, 낙엽이 졌어요.
이웃 할아버지가 가르쳐주셨는데, 그만... "가지의 눈 서너 개만 남기고, 잘라야 해!"
아! 과감히 전지해줬어야 하는데, 선의의 과욕도 부렸네요. 때도 놓쳤고...
이발과 전지작업, 열매, 추수에 대해 생각하는 중에, 헨리 나우웬의 <탕자의 귀향> 책을 선물 받았어요.

저자가 렘브란트의 그림 "돌아온 탕자"를 보고 묵상하다, 영감을 얻어 깨달은 것을 쓴 책 입니다,
제가 그 표지그림을 응시하니, 탕자의 맨머리가 눈에 띄는 거예요. 
거의 매일 각 역을 돌며 노숙자들 이발사역을 하니까... 
(말씀전파는 흥부선교사, 졸탄, 급식은 헤르미나, 주저, 페리, 찬양과 반주는 피떼르, 디네쉬가 합니다)
'아! 탕자의 머리도 따뜻할거야.' 그도 영락없는 노숙자 행색 이잖아요?

그 다음 눈에 띄는 것은 아버지의 손 입니다. '응? 두 손이 대개 다르네.'
그런데 헨리 나우웬이 그럽니다. "다른 두 손은, 바로 아버지이면서 동시에 어머니였습니다."
아버지의 손은 부여잡고, 어머니의 손은 쓰다듬습니다... 한번 내 등으로 그 따뜻한 두 손을 느껴봅니다.

작은 아들과 큰 아들, 그리고 아버지에 대한 묵상의 긴 여정을 마치며, 그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이제 내 안의 두 아들은, 점차 인정이 넘치는 아버지가 되라는 도전을 받습니다.
용서하고, 화해하며, 치유하고, 잔칫상을 내미는 두 손이, 바로 내 것이어야 합니다."

아... 선교의 두 손! 
그것은 바로, 아버지가 되라는 미션(mission)이군요.
가위와 빗을 든, 선교의 두 손... 아직 아마추어지만, 아버지가 되도록, 그 미션 묵묵히 감당하겠습니다.  

"또 수고하여 친히 손으로 일을 하며, 후욕을 당한즉 축복하고 핍박을 당한즉 참고" (고전4:12)
(When we are cursed, we bless; when we are persecuted, we endure it)


2010. 11. 20 부다페스트에서, 헝가리 선교사 김흥근&서명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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