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셋은 수넴에 진을 치고 그에 대항하여 사울은 길보아에 진을 쳤습니다. 블레셋 군대를 보고 두려움에 사로잡힌 사울이 가장 먼저 취한 행동은 무엇이었을까요? 우리는 사울의 신앙이 무너졌기 때문에 그가 하나님이 아닌 다른 것을 의지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아이러니하게 그가 가장 먼저 했던 것은 하나님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위기의 상황에서 하나님 앞에 뜻을 구하고 기도하는 것은 참 바람직한 일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 기도에 대한 하나님의 반응은 사울의 기대와 전혀 달랐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사울의 기도에 기뻐하시지도, 분내시지도 않고 그저 조용히 응답하지 않으셨습니다.

본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앞선 사무엘상 13장과 15장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13장에서 사울은 블레셋과의 전쟁에 앞서 기일보다 늦는 사무엘을 기다리지 못하고 직접 번제를 드려버립니다. 사무엘은 이것이 여호와께서 내리신 명령을 지키지 못하였다고 비난합니다. 사울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명령을 지키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제사라고 하는 신앙적인 행위를 드렸지만, 그가 마음속에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하나님의 명령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는 군대가 해산하지 않는 것, 손에 잡히는 힘을 잃어버리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15장에서 사무엘은 하나님께서 아멜렉의 모든 것을 진멸하라고 명령하신 것을 사울에게 전달합니다. 그러나 사울은 모든 백성을 진멸하였으나 아멜렉 왕 아각을 사로잡아 살려두고 양과 소와 가장 좋은 것은 따로 남겨두고 가치 없는 것만 죽여버립니다. 이 일을 보신 하나님께서는 사무엘을 통해 위대한 진리를 선포하게 하십니다. "순종이 제사보다 낫고 듣는 것이 숫양의 기름보다 나으니" 그리고 사무엘은 이어서 사울에게 선포합니다. "왕이 여호와의 말씀을 버렸으므로 여호와께서도 왕을 버려 왕이 되지 못하게 하셨나이다." 

사울은 사무엘을 붙들고 간청하며 "죄를 사하여 줄 것" 과 "자신을 높이고 자신과 함께 돌아가 하나님께 경배할 것"을 요청합니다. 사무엘이 거부하자 사울은 "죄를 사하여 줄 것"을 빼고 "자신을 높이고 자신과 함께 돌아가 하나님께 경배할 것"을 요청합니다. 이는 사울에게 보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께 용서받는 것"보다 "자신을 높이는 것"이었음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사울은 하나님께 버림받고 하나님은 사울의 물음에 응답하지 않으셨습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가장 강력한 진노의 표시입니다. 더이상 자신과 상관없는 존재라는 것을 드러내시는 것입니다. 사울은 이에 자신이 쫓아내었던 신접한 여인을 찾아가 사무엘의 영을 불러냅니다. 그러나 그 영의 대답은 "하나님은 너를 버리셨다" 였으며, 사울은 이에 쓰러지고 식음을 전폐합니다. 그러나,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그는 신접한 여인의 거듭된 권면에 식사를 합니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그가 순종한 것은 여호와의 목소리가 아니라 하나님이 가증히 여기시는 신접한 여인의 목소리였습니다. 

사울이 하나님께 제사도 지냈고, 기도도 했었지만 결국 그가 눈에 보이는 것들을 의지했다는 사실은 그가 하나님을 의지하는 것은 여러 선택지 중에 하나였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하나님께 엎드려 그분께 은혜를 구하고 그분의 말씀에 귀 기울이는 것은 결코 one of the options가 되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의 유일한 선택지여야 합니다.

묵상질문

Q. 사울이 위기의 순간에 하나님께 기도하였지만 응답이 없자 두려움에 신접한 여인을 찾아간 것은 우리에게 어떠한 교훈을 줍니까? 

Q. 하나님만 온전히 붙들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