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와 함께 두 주일
성도들의 한국 출타가 많은 요즘, 제 아내와 딸도 한국방문 중입니다.
2주 동안의 일정으로 목요일에 돌아올 예정입니다. 아내는 검사와 치료를,
딸은 모처럼 사촌들끼리 시간을 보내나 봅니다. 한국 방문 전, 가장 큰 고민은 셋째였습니다. 엄마 손길이 많이 가는 아이니까요. 특히 주말에는 늦잠을 자는데 주일예배에 늦지 않게 보내는 것이 큰 일입니다. 토요일 밤에 셋째에게
몇 가지를 확인했습니다. "엄마가 없는데, 어떻게 일어날 계획이니?--알람!", "아빠는 하루종일 교회에 있을텐데 식사는 어떻게 하지?--주일은 라면데이!"
주일 저녁, 집에 들어가다가 셋째로부터 우유와
버터가 없다는 문자를 받았습니다. 둘 다 있었는데 못 찾은 것입니다. 라면과 우유 빠진 치즈 마카로니를 해 먹었더군요. 저는 아내가 없어도 잘 챙겨먹습니다.
야채와 담 쌓은 셋째를 위한 식단은 떡국, 볶음밥, 치킨 등입니다. 아니면 외식을 하는데, 잘 나가려고 하지
않습니다. 모처럼 외식을 하면 가격과 양, 갯수를 먼저 봅니다.
스낵을 사기 위해 마켓에 가면 노란 딱지가 붙어있는 할인항목에서만 고릅니다. "아빠, 영수증 줘봐!" 구입 후에는 영수증을
살핍니다.
좀 지나치다 싶어서 가격 때문에 부담준
적이 있었는지를 아무리 떠올려도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오히려 가격 신경쓰지 말고 정말 원하는 것을 고르라고 한 적은 있었지요. 그러고 보니 첫째와 둘째에게는 입에 달고 했던 말이었습니다. "얼마인 줄 아느냐,
지나치지 말라, 아까운 줄 알아야 한다--" 거의 선택권을 주지 않았던 것 같네요. 가끔 성도들께서 저나 교역자들을 초대해 주십니다.
토를 답니다. "맛있는 것, 비싼
것 고르세요!" 부담 갖지 말라는 사랑의 마음이지요. "네--" 대답과 달리 눈은 가격표를 향합니다.
2019. 10. 27. 임철성 목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