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는 길이 많이 아쉽다
고 임현덕 장로님의 가족 장례 이후, 두 달 동안 세 분의 성도님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으셨습니다. 그리고 직계 가족까지 하면 더
많은 분들이 코비드 사태 속에 변변한 문상도, 장례예배도 드리지 못하였지요. 평상시, 장례 전에는 물론이고 장례와 관련해서 세 번 이상의 예배를 드리며 마지막 시간을 함께
합니다. 그리고 유가족들을 통해 고인의 살아 생전 하이라이트와 하나님의 은혜를 나누는 특별한 선물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런데 슬픔과 위로를 다 표현해도 모자랄 판에 지금은 표현도 할 수 없으니 답답합니다.
그리고 가시는 길이 많이 아쉽습니다.
죽음 자체가 선물은 아니지만 죽음 때문에 더 빛나는 생전의 모습과 보석같은 삶이 있더군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 속에서 교역자들이 많이 안타까워 하길래 카드와 꽃을 전달하자고
했습니다. 교역자들이 고인을 추모하고 유가족들을 위해 짧은 위로의 메시지를 한 카드에 적고 꽃과 함께 전달해
드리고 옵니다. 안 봐도 뻔하지요. 서로 마스크를 쓰고 손도 잡아드리지
못한 채 멀찌감치 서서 손만 흔들고 돌아왔을 겁니다. 전하는 분과 받는 분 모두가 아쉽기는 매한가지였을텐데..
하나님의 특별한 위로와 은혜가 유가족들에게 있기를 바랍니다.
그 와중에 미주 한인 예수교 장로회(KAPC) 44회 총회가 열렸습니다. 원래 멕시코 칸쿤에서 열릴 예정이었는데 코비드 사태로 인해 화상총회로
모이게 되었지요. 약170명 정도의 총대가 모였는데 몇 년 만에 보는
친근한 얼굴들이 있었습니다. 말도 섞지 못하고 예배와 회무처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지만 그래도 반갑더군요.
회의 시작 전 잠깐, 그리고 회의 후 잠깐 인사를 주고 받습니다. 작년 총회에서는 신대원 졸업 후 25년 만에 처음 만났던 동기들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작년보다 보내는 길이 덜 아쉬울 것 같네요. 모임 종료 단추만 누르면 되니까요.
2020. 5. 10. 임철성 목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