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사람
현관문을 열고 나오자 눈바람이 요란하게 붑니다. 마스크, 장갑, 목도리, 모자, 신발까지 중무장을 하고 나섰지만 그새 눈썹이 얼어 뻑뻑해집니다. 몇 년전 찾아왔던 북극추위 후 처음입니다. 휴대폰에서는 겨울폭풍경보를 알려주지만 시카고 사람들은
그렇게 개의치 않는 것 같네요. 목요일 저녁마다 체육관에서 탁구, 배드민턴,
농구로 교제하는 모임이 있습니다. 올거냐는 물음에, 이 날씨에도 모이냐고 반문했더니 “시카고 사람들이라 그런지, 심하게 용감하네요”라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시카고 사람들은 특히 헤브론은 여러모로 용감합니다. 인정!
미국생활 3분지 1을 시카고 근교에서 살았네요. 예전에 살던 곳과 비교하여 어떠냐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메릴랜드, 북부 버지니아… 참 살기 좋은 곳입니다. 많은 한인들과 비즈니스, 한인교회, 온화하고 뚜렷한 사계절--한국의 좋은 점만 모아놓은 곳 같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카고가 최고인 이유는 헤브론교회
때문입니다. 이곳에 오면서 “사랑으로 목회하게 하소서”기도드린 이유는 사랑이 없어서였습니다.
헤브론에서 마음이 찡해지는 따뜻한 사랑을 많이 받았습니다. 믿음과 사랑에 용감한
시카고 사람들께 많은 사랑의 빚을 졌습니다.
올해 마지막 주일을 뜻깊은 성탄축하 찬양예배로 드립니다. 이제, 목회편지를 한 해 쉽니다. 2024년 1월부터 다시 시작할게요. 2월부터 시작되는 6개월 동안의
안식월은 한마디로 RESET입니다. 임목사 개인적으로나 헤브론교회를
진지하게 돌아보며 평가와 진단 그리고 다음 사역을 준비하는 재충전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친지,
교회, 선교지, 성지를 방문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는 연장교육을 계획하였습니다. 계획을 세우지만 하나님의 선하신
인도를 기대합니다. 목회편지, 매주 사랑으로 읽어주셔서 깊이 감사합니다.
메리, 메리 크리스마스!
2022. 12. 25. 임철성
목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