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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편지


가을 냄새 1024

  • 임철성
  • 2021.10.23 오후 02:44

가을냄새

 

몬트에서 태어난 타일러씨는 그의 책“두 번째 지구는 없다”에서 자신이 자연의 일부임을 표현하며 계절의 냄새가 다 다르다고 말합니다. 저는 도시에서 태어나고 자랐기 때문에 계절의 냄새를 맡을 수 없습니다. 동물이나 곤충을 싫어할 뿐만 아니라 두려워할 정도입니다. 단풍이 진다거나, 새싹이 돋아나는 것을 보고 계절의 변화를 알아차리거나, 공기의 변화를 느끼기는 합니다. 타일러씨가 말한 가을냄새를 맡아보기 위해 코로 킁킁거려보기도 하고, 뒷마당에 나가 눈을 감고 천천히 심호흡도 해보았지만 가을 냄새를 따로 맡을 수는 없더군요.

 

브론에서 오랬동안 신앙생활을 하신 교우들은 헤브론의 냄새를 구별하실 것 같습니다. 상대적으로 헤브론에 온지 짧은 연수인 저로서는 맡지 못하는 냄새 말입니다. 지난 5년동안 헤브론의 냄새를 맡기 위해 애를 썼습니다. 먼 과거와 가까운 과거를 경험한 나름대로의 냄새를 경청하고, 피상적이지만 헤브론교회 30년사와 헤브론지를 통해 정리한 내용들입니다. 헤브론의 10월은 계절적으로 가을과 겨울이 살짝 걸쳐 있는 분위기입니다. 월동준비하듯 바쁘게 한해를 정리하고 내년을 준비하는 사역의 마무리 단계이지요. 그 끝에 은퇴식이 있는것 같습니다.  

 

데믹의 영향 아래 규모나 내용적인 모든 것을 제한적으로 진행합니다. 모든 집회를 열어두기는 하였지만 온라인과 병행을 하거나 본인에게 맡기는 식이지요. 이런 와중에 은퇴식도 몇 분이 빠진 채로 진행을 합니다. 은퇴자들의 보이는 혹은 보이지 않는 그 많은 섬김과 수고는 한마디로 희생이었지요. 짧은 순서를 통해 감사의 마음 전부를 전하는 것 자체가 한계가 있지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시작이라고 생각하려구요. 헤브론의 냄새를 맡지 못한 채 시작한 목회를 기꺼이 대신 맡아주셨던 장로님들과 권사님들의 진한 수고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2021. 10. 24. 임철성 목사 올림




  • 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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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 냄새 1024
  • 2021-10-23
  • 임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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