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목회편지


마음껏 우시면 좋겠다 0307

  • 임철성
  • 2021.03.06 오전 10:45

마음껏 우시면 좋겠다

 

이 오는 길목에서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교우들이 늘어갑니다. 아버지를, 어머니를, 남편을, 아내를 그리고 자녀를 잃은 가족들의 소식을 들으면 마음이 철렁하고 내려앉지요. 임현덕, 조상윤, 김보성, 박동주, 유재형, 박병연, 이동현, 김세환, 최정걸, 김성신, 임순선(존칭 생략)… 서로 볼 수 없는 시절 지난 1년동안 하나님께 부름받은 헤브론 성도님들입니다. 교우들의 잃어버린 가족들까지 하면 다 셈을 할 수 없지요. 상실의 시기를 회복하는 길은 그만큼 아파하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유가족들께서 참지 말고 마음껏 우시면 좋겠고, 성도들도 함께 울면 좋겠습니다.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도자 솔로몬은“죽는 날이 출생하는 날보다 나으며, 초상집에 가는 것이 잔칫집에 가는 것보다 낫다”고 하였습니다. 왜냐하면 사는 날이 힘들기 때문이고, 초상집에서는 인생의 유한함을 깨닫게 되기 때문입니다. 인생의 유한함을 깨닫게 되면 남은 날을 계수할테고, 남은 날동안 가치있는 일을 추구하니 삶의 깊이가 생깁니다. 그런 면에서 성도의 장례식은 고인께서 남은 자들에게 주시는 마지막 선물이며 초대의 시간이기도 합니다. 고임순선 권사님의 장례예배에서 손자 손녀의 조사를 들으며 오히려 단정하게 누워계신 권사님이 더 크게 말씀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초상집에서는 인생이 진실해집니다.

 

상만사 다 준비할 수 있어도 죽음을 준비하고 사는 일은 너무 어렵습니다. 옆에 사람들은 잘 보여도 내 모습은 잘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최근에 가족을 잃어버리신 교우와 통화하던 중“그래도 잘 드셔야해요”라고 말씀드렸더니“산사람은 먹어야 한다는 현실이 더 슬프다”고 하시더군요.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것은 자신의 일부를 혹은 전부를 잃어버리는 것입니다. 그러니 슬프고 아프고 괴롭고 두려운 것이지요. 지난 주 아버지를, 어머니를, 그리고 아들을 잃으신 교우들께 특별히 하나님의 은혜와 위로가 임하길 기도합니다. 그리고 함께 놀라고, 함께 아파하고, 함께 울어주신 교우들께 감사합니다.

 

2021. 3. 7. 임철성 목사 올림





  • 번호
  • 제목
  • 등록일
  • 작성자
  • 1
  •  마음껏 우시면 좋겠다 0307
  • 2021-03-06
  • 임철성

게시글 확인

비밀번호를 입력해 주십시오.

게시글 삭제

비밀번호를 입력해 주십시오.

게시글 수정

비밀번호를 입력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