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의 골방---그 날이 올때까지
이제 3부 온라인 예배를 마쳤습니다.
저의 부족한 설교를 빼고는 다 좋았습니다. 국가적 비상시기에 경험하는 특별한 상황들을
수많은 손길과 지혜와 희생으로 잘 대처하여 온라인 예배와 오프라인 예배를 잘 드릴 수 있었습니다. 7시 예배를
드리기 위해 예배당에 들어갔을 때 적지 않은 성도들이 모인 것에 조금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예배를 인도하며
마치 마지막 예배를 드리듯 간절함이 담긴 커다란 눈을 마주할 때는 딴 생각을 해야했습니다. 마음이 뭉클해지고
눈물을 주체하지 못할까봐서요. 어린 자녀와 함께 온 어느 가족을 보며 그 가정의 기도제목이 스쳐지나가니 더
마음이 미어져 한마디 인사를 건넸습니다. "기도하고 있어요"
금요일 예배를 마친 후 시작된 당회는 새벽까지 이어졌습니다. 교회사용, 예배, 행사 등 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들을
두드려 가며 어렵게 내린 결정은 주일 1부 예배를 제외하고는 모든 것을 취소하고, 온라인으로 주일예배와 새벽기도를 드린다는 것이었습니다. 새벽기도시간에 당회의 결정을 알려드렸을
때 얼마나 죄송하던지요. 9시에 스텝미팅, 11시에 교육부 교역자 회의를
통해 주일준비를 해나가기 시작하였습니다. 밤 9시가 넘어서야 설교준비를
일단락하고 귀가하였습니다. 스텝들과 교역자들의 발빠른 대처와 수고 덕분에 한숨을 돌렸고, 새벽에 주신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새벽기도를 라이브로 제가 인도하기로 했습니다.
기도의 골방(마6:6)을 회복하라는 응답을 받고, 함께 모이지는 못하지만 같은 시간에 말씀을 나누고 기도를 하는
일에 앞장서야겠다는 용기를 주셨습니다. 일주일에 한번 인도하는 새벽기도도 힘들어하는 제가 매일 새벽기도를
인도한다는 것은 무모에 가깝습니다. 토요일 새벽에 교회당 출입제한을 광고할 때 들려오던 탄식소리가 제 마음에
깊이 남아 계속 울려대더군요. 뭐라도 해야겠다는 부담에 하나님께서 확증해 주신 "기도의 골방"이 성도들에게서 시작되고 회복되기를 소원합니다. 이 험악한 바람과 파도는 어쨋든 함께 넘어가야 하는 우리의 현실입니다. 모든 성도들에게 기도의
골방을 선물로 주실 하나님을 기대합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2020. 3. 15. 임철성 목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