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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편지


못난 엄마 0512

  • 임철성
  • 2019.05.09 오후 03:07

못난 엄마

 

어머니는 행복하지 않으신 것 같습니다. 자녀들에게 못난 엄마라고 표현하시거든요. 10년새 어머니를 세 번 뵈었습니다. 한 번은 어머니가 미국을 방문하셨을 때였고, 두 번은 제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였습니다. 그리고 그 때마다 우는 어머니를 뵈어야 했습니다. 10년 전에도, 그리고 작년에도 어머니는 다시 보지 못할 거라고, 마지막이 될 거라 생각하셨던 모양입니다.

 

어머니는 경남 통영에서 태어나 문약국집 딸로 불렸습니다. 외삼촌이 전주여고 교사로 재직할 때 전주로 유학을 가셨다가 아버지를 만났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초등학교 교사 시절 불의한 교장 선생님과 싸우셨다는 정많은 정의파였습니다. 밖에서는 밝고 재미있고 여장부같은 분이 안에서는 시댁 식구 등쌀에,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으로 인해 못난 엄마가 되어가셨네요.

 

릴 적 어머니에게 한 번 맞았습니다. 어머니 몰래 돼지 저금통 배를 갈라 군것질을 하다가 들켰거든요. 어머니는 큰 손입니다. 많은 분들, 특히 교역자들이 혜택을 받으셨지요. "큰 돈을 쓰려면 작은 돈을 아껴야한다"고 누누이 말씀하셨는데, 저는 큰 돈을 써 본적이 없습니다. 작은 돈을 아끼지 않거든요. 저는 어머니를 잘난 엄마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믿질 않으십니다.

 

릴 적 어머니의 경상도 말투를 흉내 내곤 했습니다. 제게 경상도 말투는 친근합니다. 4년 동안 부산에서 사역할 때, 오히려 제 말투가 지나치게 얌전하여 부산 친구들 앞에서 주눅들곤 하였지요. 어머니는 "내 목소리가 커서 창피하지?"라고 하시지만 저는 한 번도 어머니의 큰 목소리를 부끄럽게 생각한 적이 없습니다. 참 멋진 엄마인데, 믿질 않으시네요. 해피 마더스데이!

 

2019. 5. 12. 임철성 목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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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못난 엄마 0512
  • 2019-05-09
  • 임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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