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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편지


비가 오나 0308

  • 임철성
  • 2020.03.07 오후 03:09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행가 가사가 아니라 옛날 믿음의 선배들이 사용하던 전형적인 기도문입니다. 참된 믿음은 비나 눈같은 환경과 처지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표현이지요. 미국에 처음 와서 정착한 버지니아에서 겨울을 지내며 눈 때문에 예배를 취소하고, 더군다나 지역방송에서 취소 광고까지 하는 것이 얼마나 생소했는지 모릅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를 귀가 따갑게 들어왔던 저로서는 문화충격이었지요. 여전히 한인교회는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신앙을 선호합니다. 헤브론 부임 후 들었던 자부심 중의 하나는 헤브론 예배는 어떤 경우에도 문 닫는 법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런데 코로나19은 어느 누구의 의견과 주장으로 바꿀 수 없었던 이 문화를 단숨에 바꾸어 놓았습니다. ,비도 막을 수 없었던 한인들의 예배모임 안내에 감히 "감기증상이나 발열이 있으신 분 방문하신 분들은 참석을 자제해 주시길"이라는 협조사항을 내었고, 이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니까요. 옛날에는 열이 펄펄 나도 교회에 출석하면 "믿음 좋고 본받아야 할 분"이라고 했었는데, 이제 눈치없고 이기적이고 상식없는 민폐로 바뀌었습니다. 마치 예배를 온라인으로 돌리고, 집회와 모임을 취소하는 것이 상식과 교양이고 사회기여라고 이해하는 듯 합니다.

 

생은 하나님의 섭리를 잘 볼 수도, 올바로 해석할 수도 없습니다. 피조물의 한계이고 죄인들의 무능력이지요. 이번 사태 앞에 다양한 주관적 반응들과 극단적 해석들이 쏟아집니다. 일일이 답변할 수도 없습니다. 당회는 객관적으로 상황을 주시하며 대처할 것이고, 동시에 교회가 올바른 해석과 처신을 하고 있는지 깨어있으려고 합니다. 우한의 성도들은 오히려 온라인을 통해 날마다 모여 기도와 말씀에 헌신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잔뜩 움츠린 채 두려움에 사로잡힌 사람들에게 생명같은 마스크를 복음과 함께 나눠주고 있다고 합니다. 참 묘한 세상입니다.

 

2020. 3. 8. 임철성 목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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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가 오나 0308
  • 2020-03-07
  • 임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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