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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편지


머리가 하얗다 0915

  • 임철성
  • 2019.09.15 오전 06:33

머리가 하얗다

 

석은 잘 지내셨는지요? 이민생활에서 추석은 생각도 하지 못하고 지나가는, 잊혀지는 절기이지만 한국의 가족들에게는 그렇지 않네요. 어머니께 안부전화를 드리며 일부러 화상통화를 하였는데, 첫마디가 "머리가 하얗다"고 걱정합니다. 한민족 통일 선교 서밋에 온 친구 목사를 5년만에 만났는데, "머리가 하얗다"는 것이 첫인사입니다. 몇몇 성도들께서도 저를 보며 "고생해서 머리가 하얗다"고 염려합니다. 어떤 분은 "언제부터 하얗게 세었느냐, 유전이냐?"고 물어봅니다. 센머리를 염려하는 분들의 짐을 덜어드리고자 때로는 유전, 때로는 자연노화라고 적당하게 둘러댑니다.

 

1주일 동안 장례를 네 번 치뤘습니다. 두 분은 우리 성도들이고, 두 분은 우리 성도들의 가족입니다. Y성도는 헤브론 교회 새가족입니다. 출석한지 4개월 밖에 되지 않았지만 주일예배, 새벽기도, 금요예배, 구역예배에 열심히 다니셨지요. 부목사님이 통화 중에 "제가 담당교역자입니다. 무슨 일이 생기면 제일 먼저 달려가는 목사"라고 소개하였더니, 그렇게 좋아하시더라는 피드백을 들었습니다. 천국환송예배를 마치고 예쁜 따님이 눈물 가득한 눈으로 조문객들에게 고해성사같은 인사를 전합니다. "아빠랑 사이가 안 좋아서..." 그래서 맘이 더 짜-안 했습니다.

 

주 한인 예수교 장로회 중부노회가 헤브론 교회당에서 열렸습니다. 궂은 일임에도 불구하고 임직자들이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앞장서서 잘 감당하였습니다. 지난 6개월동안 봉사를 포함하여 경건의 시간, 전도훈련, 일대일 제자 양육훈련을 열심히 받았지요. 당회고시와 노회고시를 만족스러운 성적으로 합격하였고, 이제 당회 인터뷰를 남겨놓고 있습니다. 노회 고시위원들의 한마디에 그동안의 염려가 기우였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성적이 역대급이네요." 꼭 고시 때문이 아니더라도 궂은 일과 슬픔에 마음을 더하시는 성도들의 머리가 더 하얗습니다.

 

2019. 9. 15. 임철성 목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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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리가 하얗다 0915
  • 2019-09-15
  • 임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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