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에서 사역하시는 김흥근 선교사님
2010.05.09 08:57:23
안녕하세요? '자립' 보다 '기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감사드리며~
저는 글 쓸 때마다, 한판 경기를 치루는 것같다는 생각을 해요.
야유 또는 환호를 받을 수도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기쁨"을 주고싶다는 것입니다.^^
제 종목이야 아무래도 '선교'가 아닐까요? 피겨 스케이팅처럼, 한판 선교를 통해, 기쁨을 나누어요, 우리!
"여이(Jaj, 아!)~ 우리 급식 차가, 라일락 꽃수레가 됐네!"
섬김이 "산도르(Sandor)"가 말했습니다. 한국이름으로는, 아예 "산돌이" 입니다.
평소에는 급식 차에 타면 맛있는 국 냄새가 가득한데, 오늘은 5월 첫째 주, '어머니 주일'이라
여성도들에게 줄 라일락꽃을 가득 꺾어서 실어가니, 꽃향기가 그득해서 입니다.
"햐~ 산도르! 네 말이 오르간 보다 더 감미롭다야!"
라일락 꽃이름이 헝가리말로는 악기 오르간과 같은, 오르고나(orgona) 예요.
흰색 또는 보라색 자잘한 꽃들이 송이를 이뤄 피는데, 눈감고 향기맡으면 음반의 멜로디가 연상되나봐요.
그는 깔끔하고, 일도 차분하게 참 잘하는데, 한가지 흠은 말투로 곧잘 위기를 조성하는 거예요.
음탕한 비유로 주변을 웃기려거나, 집시들이나 노숙자들을 위압하는 말로...
그렇게 선교센타를 출발해서, 기찻길 지나고, 육교 건너고, 대로를 달려, 사역지인 남부역에 내렸을 때,
제가 말했어요. "산도르! 너가 있어서, 기뻐!"
사실 제 마음으로는, '산도르! 너가 말을 좋게 해서 기뻐!' 였습니다.
그가 좀 재활된 것같아 반가왔지만, 얼른 제 마음자세를 바꾸었어요. '네가 있어서 기뻐!'
이제껏 우리 선교사역의 목표(Goal)는, 재활 이었습니다. 새사람이 되는 것! Born again!
그런데 책을 읽다가 깜짝 놀랬습니다. "자립이 우선이 아니라, 기쁨이 우선이다."(장 바니에)
"네가 있어서, 나는 행복해!"
이 말은 저도 가끔씩 하던 말 입니다. "여보! 당신이 내 곁에 있어줘서 고마워!"
그런데 가족에게만 느끼고 고백했던 말을, 우리 거리사역에, 밑바닥 사역에 미처 적용하지 못했습니다.
술, 담배, 마약에 찌들린 지독한 냄새와 비위생적인 그들에게, 세번 뿌시뿌시(puszi, 가벼운 키스)하며,
"세레틀렉(Szeretlek, 당신을 사랑해요)!" 들려줍니다. 사랑의 고백 이라기보다...
웃으며 격려하는 거였지만, 재활을 의도한 멧세지 였습니다. '너, 제발 사랑받을만한 사람이 돼라!'
우리가 헌신하고 있는 이 선교사역이, 사람을 "재활시키는 것"보다, 사람을 "기뻐하는 거"라니?
당장, '기쁨'을 위해 봄소풍을 가기로 했습니다. 산도르, 꺼띠, 헤르미나를 데리고 가까운 비엔나로~
애들처럼 설레고, 너무너무 좋아하네요. 차로 2시간 반이면 가는데, 처음 가 보거나, 36년 만에 간다니!
'산돌이'를 재활시켜 일꾼 만드다고 생각하니, '휴~ 뺀질이!' 종종 실망했지요.
'네가 있어서 기뻐!' 라고 내 생각을 바꾸니, 그가 오는 것만 해도, 반갑고 기쁘고 감사해집니다.
엉? 그럼 결국..., "제가 재활됐네요!" 하하하~~~
오월! 계절의 여왕! 장미가 피는 계절이라 그렇다지만, 오르간! 라일락도 좋고, 민들레도 좋습니다.
화려하든, 볼품없든, 당신이 있어서 기뻐요!
이제 제 경기 한판, 인사드리고 끝내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기쁨! 느끼셨어요?^^)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 (살전 5:16-18)
2010. 5. 2 부다페스트에서, 흥부선교사네, 김흥근의 서명희 나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