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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편지


찬바람이 분다 0127

  • 임철성
  • 2019.01.25 오후 06:06

찬바람이 분다

 

해인님의 시 "죽음을 잊고 살다가"의 일부입니다. "매일 조금씩/ 죽음을 향해 가면서도/ 죽음을 잊고 살다가. 누군가의 임종 소식에 접하면/ 그를 깊이 알지 못해도/ 가슴 속엔 오래도록/ 찬바람이 분다. ….가을도 아닌데/ 가슴 속엔 오래도록/ 찬바람이 분다." 지난 한 달 동안 장례예배를 4번 다녀왔습니다. 우리 성도님과 저들의 가족들이었습니다. 다녀오지 못하고 소식만 전해들은 분들을 포함하면 그 배가 됩니다. 할머니, 어머니, 언니, 오빠, 남편모두들 우리 생애의 중요한 한 부분인데 말입니다. 갑작스런 죽음에서 예상했던 죽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연들이 있습니다만 어쨋든 우리 삶의 한 켠이 텅 비게 된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이해인님의 "찬 바람"은 횅한 슬픔의 가을바람인 듯 합니다.

 

즘 짬짬히 "죽음과 죽어감에 답하다"를 읽고 있습니다. 책의 저자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여사는 '죽음의 여의사'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데, 30년 이상 죽음에 대한 연구를 해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녀의 죽음 연구 목적은, "삶의 의미를 밝히는 것"이었습니다. 목사 안수를 받은지 20년이 지나는 동안 수백 번이 넘는 장례예배를 집례하였습니다. 문상은 셀 수도 없구요. 저도 로스 여사처럼 죽음과 죽어감에 대해 연구했다면 죽음 전문가가 되어있을 것입니다. 그렇지 못한 이유는 목사의 목회가 죽음 자체보다 죽음 때문에 상처받고, 슬픔 중에 있는 남아 있는 분들이기 때문인 듯합니다. 긴 애도의 시간을 홀로 갖고 계신 분들께 진심으로 위로를 전합니다. 시카고의 요즘은 삶을 깨우는 겨울바람과 외로운 가을바람이 번갈아 붑니다.

 

2019. 1. 27. 임철성 목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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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찬바람이 분다 0127
  • 2019-01-25
  • 임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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