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다른 골목"을 뜻하는 '쿨데삭(cul-de-sac)'은 프랑스어 이며, 영어발음은 '컬드색' 이라고 합니다. 아이들을 데리러 이곳저곳 갔다가 한 명도 못 태우고 운전해서 올 때... 절박한 쿨데삭에 다다릅니다. 더 나쁜 길로 쫓기지 않고, 여기 막다른 골목, 평온하고 안전한 곳, 예배당이 있는데...
담배 피우는 아이들 사이에 저희 부부가 나란히 앉아 나지막히 찬송을 불렀습니다. "예주쉬! 네베펜쉬게쉬~ 드라거 멕발토, 너지 얼코토(예수 귀하신 이름)~" 만 17살 선디(Szundii)는 필터를 떼고 담배를 피우다가 진지해집니다. "난 하나님을 믿기는 한데, 관계(relationship)는 없어."
선디 옆으로 제가 앉고, 맞은 편으로 흥부선교사가 앉아, 종이 위에 그녀의 일생을 선으로 그립니다. "너가 지금까지 산 것이 긴 것같애? 지금만큼 한번 더 살면 몇 살이 돼?" 17년을 마디로, 두 번, 세 번...점을 찍으면, 68살까지 건강하게 산다해도, 인생의 1/4이 지났습니다. "내가 문 밖에 서서 두드리노니, 누구든지 내 음성을 듣고 문을 열면 내가 그에게로 들어가..." 흥부선교사가 예수님을 영접하도록 기도를 하고, 선디가 따라 합니다. 이제까지는 모르고 잘 못 살아왔지만, 이제부터는 두 번째 마디인 34살까지, 살 목표를 씁니다.
지난 번에는 만 15살 비키(Viki)도 그렇게 예수님을 영접하고, 자기 인생의 목표를 썼습니다. 가장 급한 사람은 바로 실비(Szilveszter) 입니다. 두 달 후면 만 18살이 되어 고아원을 나가야 하므로... 마침 실비가 다른 남자애들과 우루루 지나가며, "알다쉬 비케쉬그(샬롬, 평안)!" 인사를 합니다. "실비! 학교를 다니거나, 직장을 다니면, 고아원을 떠나 다음 단계 시설에 들어갈 수 있대. 도와줄게!"
그날 밤에는 인터넷으로 "히드 프로그램(Bridge, HID Program)"을 다 찾아보았습니다. '아! 적어도 초등학교 6학년까지는 완수해야, 기술학교를 갈 수 있구나!' 다음날 아침, 약속대로 등교시간에 맞춰 고아원에 갔더니 실비는 아직 자고 있습니다. 후다닥 깨워 실비의 서류를 챙겨들고 나가는데, 선디가 사정합니다. "오늘만 나를 학교에 좀 데려다 줘!"
"실비는 4학년까지 이수했으므로, 5학년과 6학년 과정은 검정고시를 쳐야 해요." 헝가리 초등학교는 8학년까지 인데, 실비는 5학년 때 마약으로 학교를 더 다니지 못했습니다. 교장선생님의 회의적인 반응에, 저희 부부는 실비의 좋은 점과 가능성을 말하며 사정합니다. "내년 1월에 5학년 검정고시가 있고, 6월에 6학년 검정고시를 칠 수 있습니다." 다섯 과목을 독학할 수 있겠냐는 질문에, 저희 예배당에 데려와 공부시키겠다고 말했습니다. 국어(헝가리어), 수학, 역사, 과학(생물) 그리고 영어! "실비! 할 수 있어! 영어는 우리 교회 '토요 영어학교'에서 가르쳐줄께."
토요일 아침, 운전을 하면서 그저 기도합니다. '주님! 실비가 공부하지 않으면, 고아원에서 나가, 혼자 무서운 세상에서... 그가 결단할 수 있게 하소서!' 그런데 그는 아직 자고 있습니다. 선디, 툰데, 클라우디아... 저도, 모두 가서 깨웁니다. 그때 빌라가 말합니다. "왜 실비만 그래? 나도 곧 18살 된다 말이야.' 아... 18살이 다가오는 십대 아이들...
그렇게 동기부여하고, 설득하고, 기도하고, 찬송으로 권면해도... 저희 9인승 밴은, 달랑 운전석의 저만 기도하면서 달립니다. 제가 고아원을 나올 때, 경찰 두 명과 한 집시 아주머니가 급하게 들어오던 모습이 계속 떠오릅니다. "얀치(Janci)가 가출했대!" 아... 막다른 골목, 쿨데삭... 거기 교회가 있습니다. 더 나쁜 길로 쫓기지 않고, 여기 막다른 골목, 평온하고 안전한 곳, 쿨데삭, 예배당으로...!
헝가리 흥부선교사, 김흥근의 서명희 씀. |